홀연히 떠나고 싶은 그런 날 보면 좋을 영화
익숙했던 모든 것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원해서 만든 지금의 나지만, 문득 '이게 정말 나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는 정말 내가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지도 모르겠고, 멋져 보이는 직업도 내가 원해서 가졌는지 대답할 수 없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의 주인공 '리즈 길버트'에게 그런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일, 남편에게 공허함을 느낀 리즈는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하고 나를 찾아 1년 동안 긴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그녀가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낭만의 도시 이탈리아 로마입니다. 리즈는 다소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난 터라 그 나라에 대한 지식도 없고 언어도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소피'라는 인물에게 도움을 받습니다. 소피는 리즈에게 이탈리아어를 배울 수 있도록 사람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그녀와 함께 이탈리아의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자신에게 잘 맞던 바지 사이즈도 이제 힘겹게 들어가지만 그것마저도 재밌고 즐겁습니다. 이탈리아의 언어, 문화, 그리고 생활방식을 배우며 그녀는 마음의 여유와 풍족함을 찾습니다. 두 번째로 떠난 도시는 인도입니다. 인도의 한 수도원에 들어가 마음 수양을 해보려고 하지만 잘되지 않습니다. 거기서 만난 '리처드'는 그녀에게 잔소리를 하며 명상을 하는 법과 기도하는 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여러 노력을 해보지만 그녀는 잡념으로 집중이 오래가지 못하자 '툴시'를 위해 기도하기로 합니다. 툴시는 수도원에서 만난 어린 소녀로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원하지 않는 남성과 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그녀는 결혼하기 싫다며 리즈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툴시의 결혼식 당일, 리즈와 리처드는 자신들의 결혼 생활이 떠오릅니다. 리처드는 과거에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아내와 자식을 떠나보낸 것입니다. 리처드 스스로의 삶을 비관하며 술을 먹었고, 실수로 아들을 다치게 할 뻔한 일이 있었고 아내는 곧장 아이를 데리고 그를 떠났습니다. 이후 리처드는 인도로 와서 자신의 지난날을 반성하고 용서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풍족해지고 안정감을 찾은 리즈는 발리로 떠납니다. 발리에서 그녀는 사업가 '펠리프'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리즈의 발리 여행 가이드가 되어주겠다고 하며 발리 이곳저곳을 소개해 줍니다. 둘은 발리의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호감을 갖게 되었고 결국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됩니다. 펠리프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결혼을 하자고 고백을 하지만, 자신이 겨우 찾은 마음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 두려웠던 리즈는 그의 프러포즈를 거절합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떠났던 뉴욕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주술사 '케투'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찾아갑니다. '케투'는 그녀의 모든 이야기를 듣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합니다. 자신이 지나왔던 시간을 인정하고 앞으로 있을 두려움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리즈는 펠리프가 생각납니다. 뉴욕으로 떠나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펠리프에게 달려갑니다.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두 사람은 함께 네 번째 여행을 떠납니다.
나를 소중히 하고 타인과 삶 사랑하는 자세
만약에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누군가가 부러워하고 선망하는 삶이지만 나는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 용기 있게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라면 그저 모든 게 다 좋을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다독이며 다음 날에도 같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약간 마른 체형이지만 여전히 저는 리즈처럼 아이스크림이나 피자를 자주 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무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그래서 자제하지 못할 것 같아서 처음부터 먹지 않으려고 자제하는 것입니다. 피자를 아주 잘 먹어서 뚱뚱해진 저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행복하게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는 리즈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내 목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습니다. 일에는 하루 8시간을 쏟아붓지만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30분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5분의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눈을 감고 앉아 있으라고 한다면 저는 그 순간에도 눈을 뜨고 나서 할 일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가끔 내 안의 게으름을 이겨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가끔은 내 몸과 마음이 원하는 휴식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리즈는 인도에서 명상을 하고 잡념을 없애려고 노력하면서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내 마음이 원하고 행복하지만 앞으로의 일이 두려워 도망치려고 한다면 다시 내가 만들어낸 나의 삶에 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진심은 무엇인지 자주 마음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진심이 향하는 길을 나아가야 합니다. 사람들은 가끔 나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말합니다.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황에서 만난 나의 모습은 스스로에게 놀라운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여행을 왔다는 이유로 새로움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다가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혹시 나에게 지금 휴식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원작이 있습니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하니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후에 원작도 함께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