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
주인공 '어기'는 안면 기형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수십 번의 대수술을 견뎌낸 단단한 아이입니다. 가족과 있을 땐 누구보다 유쾌하고 밝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외출할 땐 헬멧을 쓰고 다니기도 하고 땅만 보고 걸어 다닙니다. 부모님은 '어기'가 학교를 가게 되었을 때 겪게 될 일이 걱정되어서 10살까지 홈스쿨링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어기가 앞으로 혼자 나아가야 할 시간들을 위해 또래 친구들이 있는 학교에 보내기로 합니다. 가족 모두가 염려하던 등교 첫날, 축 처진 어깨로 어기는 터벅터벅 교실로 걸어갑니다. 예상대로 학교 아이들을 어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의 손에 닿기만 해도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어기는 이 모든 것들을 묵묵히 견뎌냅니다. 어기가 가장 좋아하는 날은 자신의 생일도 크리스마스도 아닌 핼러윈 데이입니다. 이날에는 모두가 변장을 하고 거리를 다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얼굴도 거기서는 더 이상 주목할 만한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누군가에게 왜 헬멧을 쓰고 다니냐는 이야기는 듣지 않아도 됩니다. 모두들 가면을 하나씩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핼로윈 데이에서 어기는 피하고 싶은 대상이 아닌 보통 사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기는 자신이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그날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기에게 핼로윈은 이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 되었습니다. 가면을 쓰고 등교한 어기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친한 친구가 뒤에서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어기는 갑자기 발작 같은 증상을 보이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힘든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어기뿐만이 아닙니다. 어기의 누나 비아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선천적으로 기형을 갖고 태어나고 수십 번의 수술을 한 동생은 늘 부모님의 관심 대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어기가 학교에 가기로 했으니, 자신의 어려움은 자신이 해결 나갑니다. 비아는 이러한 상황들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외롭기도 합니다. 비아가 최근 겪고 있는 문제는 친구 관계입니다. 자신과 가족처럼 지냈던 친구 '미란다'가 자신을 피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비아는 이유도 알지 못하고 그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상심한 채로 학교에 다니고 있던 비아에게 새로운 친구 '저스틴'이 나타납니다.
옳음과 친절함 중에 친절함을 선택하자
가족들의 사랑으로 생긴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어기에게도 점점 친구가 생깁니다. 어기의 유머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점점 그의 주변에 몰려듭니다. 과학 수업 시간에는 모르는 문제로 난처해진 '잭'을 도와준 덕분에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어기도 점점 학교생활이 즐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명랑하게 지내는 어기를 보며 부모님은 안심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친구들 사이에서 어기를 무시하는 이야기를 하던 잭을 발견하게 되고 둘 사이는 다시 냉랭해집니다. 다시 혼자가 된 어기는 전보다도 더 학교에 가기 싫어집니다. 잭과 사이가 소원해지고 어기에게는 새로운 친구가 나타납니다. 밝고 야무진 성격의 '써머'입니다. 써머는 어기에게 왜 잭과 더 이상 친하게 지내지 않느냐고 물어봤고 어기는 상세한 대답 대신 자신이 핼러윈 데이에 입었던 의상으로 힌트를 줍니다. 이 이야기를 듣게 된 잭은 다른 친구들과 있었을 때 어기에 대해 못된 말을 했던 자신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것은 진심이 아니었고,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이 나왔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잭은 용기를 내 어기에게 프로젝트 파트너를 하자고 이야기하고 그동안의 감정들을 풀어내며 둘은 다시 예전처럼 친한 친구 사이로 돌아옵니다. 한편 비아는 새로운 친구 저스틴의 제안으로 학교 내 연극 동아리에 가입하고 그로 인해 점차 다시 활력을 찾아갑니다. 연극 동아리에서 오랜 친구였던 '미란다'와 마주치긴 하지만 여전히 서먹한 사이입니다. 미란다는 비아와 어릴 적부터 지내고 알고 지냈지만 그녀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자신의 부모님은 자신에게 신경을 하나도 쓰지 않지만 비아의 부모님은 비아와 어기에게 늘 사랑을 주기 때문입니다. 여름 캠프에서 그녀는 자신에 대해 소개하지 않고 '비아'인 척, 그녀의 인생의 빌려 친구들을 사귑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는 것을 보고 미란다는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캠프가 끝나갈 수록 미란다는 불안해졌고, 비아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생겨버렸습니다. 자신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을 들키는 것이 부끄럽고 두려워 비아를 멀리하게 됩니다. 미란다는 그러면서도 이제 자신보다 저스틴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며 속이 상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비아만큼이나 비아 가족과 어기를 사랑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비아와 잘 지내고 싶었던 그녀는 용기를 내어 연극 동아리의 중요한 축제날 비아에게 주연 배역을 양보하며 사과합니다.
누구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더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따로 원작 소설책을 사서 보기도 했습니다. 책과 영화의 주인공은 분명 '어기'이지만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소홀히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의 내면을 알 수 있어서 영화처럼 책도 재밌게 보았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기가 태어나고 부모님에게 소외되면서 외로움이 커졌지만 잘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비아의 마음이 적힌 부분이었습니다. 어기를 집에서 홈스쿨링 하는 동안 자신의 공부와 모든 것을 포기했던 어머니는 어기가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후에야 자신의 논문을 마무리 짓기도 합니다. 어기가 자라는 동안 엄마의 얼굴에는 굵은 주름이 생겼습니다. 어기의 가족뿐만 아니라 비아의 친구 미란다, 어기의 친구 잭과 써머의 이야기도 책에 잘 나와있어서 영화를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누구나 자신만의 어려운 시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유쾌해 보이는 저 사람에게도 사실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고, 의연해보이는 사람도 사실 너무 슬픈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입니다. 누구나 고군분투하며 자신에게 오는 문제들을 견뎌내거나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제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남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도록 노력해 보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그들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누구는 오늘 하루 서있는 것조차 힘겨울 수 있겠구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가족과 함께 보면 더욱 좋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에 형제가 있는 경우에 누군가는 부모님의 사랑을 더 받기도 하고 누군가는 소외되기도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서로를 깊게 이해하고 해묵은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